향기 치유, 향의 역사, 향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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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치유, 향의 역사, 향기 문화

기독교에서의 향의 흔적과 의미

사이앱 2022. 7. 26. 20:44

기독교에서의 향의 흔적과 의미

기독교에서의 향의 흔적과 의미
기독교에서의 향의 흔적과 의미

바로 4000년 전, 이집트, 아라비아, 지중해를 연결했던 인센스로드(Incense road), 즉 '향의 길'이었습니다. 인센스로드는 아라비아반도 동남부에 위치한 오만의 옛 도시 우바르에서 시작해서 아라비아반도 해안선을 따라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인 가자지구에 이르는 세계 최초의 향 무역로였습니다. 가자지구에 도착한 향은 지금은 사라진 요르단의 옛 도시 페트라와 알렉산드리아, 예루살렘, 다마스쿠스, 멀리 지중해 서쪽 지방까지 수출되었습니다. 인센스 로드를 따라 향을 운반하던 카라반들은 두 달간의 여정 동안 숱한 생사의 고비를 넘겼고 막대한 세금을 주변 도시에 바쳤습니다. 그 덕분에 인센스 로드 주변 도시들은 문화적, 경제적 번영을 구가했습니다. 그 길에서 카라반들은 오늘날 인류가 사용하는 다양한 음식보존법을 고안했고, 많은 별자리를 발견했으며, 낮잠 자는 풍습인 시에스타를 퍼뜨렸다고 합니다. 인센스 로드의 출발점이었던 우바르가 사막 한가운데 있음을 감안하면 당시 향의 수출은 이윤이 풍부한 산업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향의 생산지인 우바르에서는 교역 상대국이었던 중국, 인도, 메소포타미아에서 들여온 유물과 개인용 도구, 돌로 만든 펜던트 등이 발굴되었습니다. 이처럼 향 무역을 통해 우바르를 비롯한 아라비아반도 남부 지역은 고대 로마의 역사학자인 프리니우스가 말한 것처럼 향의 생산과 무역로의 통제를 통해 가장 거대한 부를 축적했고,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불리었던 것입니다. 존 밀턴이 실락원을 통해 말한 것처럼 축복받은 아라비아의 향기로 가득찬 곳이던 셈입니다.

유향의 무역과 성경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무역로를 만들어냈던 향은 무엇일까요? 바로 유향입니다. 유향은 유향나무에 상처를 내어 흘러나오는 수지를 응결시켜서 만드는 향료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했을 때 동방박사가 유향, 몰약, 황금을 선물로 바쳤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또한 죽음을 앞둔 예수님께 베다니에 사는 마리아가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져와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발 또는 머리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발을 씻었다는 이야기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에 기록되어있습니다. 나드 향유는 원산지가 히말라야, 부탄 그리고 네팔, 인도, 티벳 지방에서 자라는 나드초에서 추출한 향유입니다. 나드초는 6~7월에 꽃이 피고, 10~12월 사이에 뿌리에서 추출해 증류하여 사용하며 미들노트로 분류되죠. 나드는 신경 안정, 스트레스 완화, 항우울증, 근육 이완, 두통, 복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드 향유는 방향성 향료, 방부 처리제, 머릿기름으로 사용되고, 보통 남성들의 향나무와 건초 냄새가 깊고 은은한 향으로 사향과 비슷하며, 인조 사향인 musk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나드 향유는 매우 값비싼 향유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드 향유가 비싼 이유는 원천적으로 야생 나드초가 자라는 곳이 고산지대이며, 매우 희귀한 데다 채취한 후 바로 흙을 씻고 찌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도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정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채취률이 1~2%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나드 향유를 구하기가 어렵고 나이가 많은 티베트 원주민에게 개별적으로 주문하여야 소량의 나드 향유를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수 생존 당시 나드 향유의 가격은 100ml에 300데나리온, 즉 노동자의 일년치 품삯에 해당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나드 향유 가격이 이렇게 비쌌던 이유는 팔레스타인까지의 대상 운반비와 국경세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워낙 휘발성이 강하기에 앨러바스터의 속을 파내어 만든 옥합에 넣어서 단단히 밀봉하여 보관했다고 합니다. 워낙 단단하게 밀봉해서 사용할 때 깨뜨려야 했기에 옥합을 깨트린다는 표현이 생겼다고 하죠. 앨러바스터란 일종의 석고로서 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투명한 대리석처럼 보이고 불빛이 희미하게 통과되는, 팔레스타인에서 수입된 것은 이집트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나드 향유를 담았던 옥합의 크기는 박카스 병보다 작았다고 합니다. 성경에서 향의 이야기는 예수의 사후에도 이어집니다.

성경에서 나온 향

'일찍 예수께 밤에 나아왔던 니고데모도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근쯤 가지고 온지라 이에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그 향품과 함께 새 마포로 쌌더라' 이는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 시신의 수습에 관한 구절입니다. 예수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몰약을 비롯한 향을 사용한 것은 이집트의 미라를 제작하는 방법과 유사합니다. 즉, 몰약이 가진 항균 및 방부 효능을 활용한 것입니다. 또한 몰약과 침향을 섞었다는 것은 '브랜딩 오일'을 사용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에센셜 오일을 섞은 브랜딩 오일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 효능이 훨씬 증대된다는 것은 현대에 이르러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된 사실입니다. 이처럼 예수는 태어나면서나 죽을 때, 모두 향과 함께 했습니다. 예수 사후 기독교는 계속해서 교세를 확장하였고, 예수와 함께한 향 역시 기독교를 따라 전파되어 각종 의식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톨릭에서 분향은 가톨릭 전례에서 시편 141편 2절과 요한 묵시록 8장 3절에서 뜻하는 것처럼 공경과 기도를 표현합니다. 시편 141편 2절의 내용은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드는 것이 저녁 제사 같이 되게 하소서'입니다. 이것은 저녁 제사가 향기로운 제사, 하나님의 뜻 가운데 드리는 제사를 의미합니다. 나의 신실함이 아닌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신실함, 주님의 그 뜻을 향한 기도, 주님을 향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죠. 요한 묵시록 8장 3절에는 '또 다른 천사가 와서 제단 곁에 서서 금 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의 기도와 합하여 보좌 앞에 금 제단에 드리고자 함이라. '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향은 기도와 공경으로 보통 해석을 합니다. 또한 가톨릭 예식의 미사에서도 향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예식의 미사에서 향을 사용하는 것은 우선 입당 행렬 때, 두 번째 미사 시작 때 십자가와 제대에, 세 번째 복음 행렬과 선포 때, 네 번째 예물 준비 때 예물, 제대, 십자가, 주교, 공동 집전자들과 백성에게, 다섯 번째 성체 축성 다음 성체와 성작을 받들어 보일 때 분향을 한다고 합니다. 또한 성체 공경 예식 등 다른 예식에서도 전례서의 지시에 따라 향을 사용합니다.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기독교에서 향의 의미는 하느님께 바치는 관유였고, 기도였으며 하느님에 대한 공경과 사랑을 의미하는 성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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